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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혼돈 양상이다.

매매가, 전세가 모두 한번 쉬고 가는 분위기다.

2013년 가을부터 쉼없이 2년 반을 달려 온 상승이 이제 좀 잦아든 지 몇 달 됐다.

올 봄부터 더 큰 상승이 올거라고

작년 말 그렇게 ‘2016년 부동산 전망’ 을 내놓으며 약을 팔던 약장수들은

딴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 없다.

매번 시장은 그런 것 같다.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나는 2001년부터 16년간 투자를 하면서 깨달은 원칙이 하나 있다. 


시장을 절대 예상하지 말자~!

아무것도 전망하거나, 예측하지 말자~!



2주 전인 2016년 4월 30일 경의중앙선 효창공원앞 역이 개통되었다.

언론에도 거의 공개된 것 없이 조촐하게 개통을 하였다.

하지만 경의선을 20년 넘게 이용하고 관심가져온 투자자인 나의 입장에서는 대단한 사건이었다.

왜일까?


1993년 나는 서울에서 고양시 능곡역 근처로 이사를 했다.

이듬해 능곡 바로 옆인, 행신지구 새로 개발된 택지에 분양을 받고 행신동 아파트에 입주를 했다.

경의중앙선이라고 지금 불리는 전철은 그 당시 경의선 기차였다.

경의선은 문산역 ~ 서울역까지 한시간에 한 대 다니는 기차였다.

기차표도 작은 표였고 역무원이 한장 한장 또각~ 또각~ 표에 구멍을 내던 그 때..

행신역서 서울역까지 열차요금 250원이었다. 그때는 그랬다.


그러던 것이 일산 신도시가 개발되고 서울 방향으로 교통 수요가 많이지니, 전철로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1990년대 초반 일산 신도시가 개발될 즈음해서 전철 호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경의선 기차가 전철로 바뀐다고.


당장이라도 실현될 것처럼 부동산에서는 호들갑이었고,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경의선 근처 아파트와 땅을 가진 일반인들까지 들떠서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그러던 것이,

몇 년씩 공사 일정이 계속 늦춰지더니, 몇십년이 걸렸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마다 고양시에 와서 단골 메뉴로 경의선 전철화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뿐이었다.


90년대 초반부터 나온 경의선 전철 복선화 사업은 기존 있던 기차 선로 옆에 선로 하나만 더 추가로 놓고, 복선화하면 되는 간단한 사업이었다. 기존 선로는 하나의 기차 선로라서.. 기차가 한시간에 한대씩 다녔는데, 양방향의 기차가 만나는 곳은 기차역에 두 개의 선로를 이용해서, 서로 멈추었다 피해가는 상황이었다. 

허허벌판에 맨 땅에 새로 선로를 내는 것이 아니라 있던 선로 옆에 하나 더 놓는 아주 간단한 사업이고, 

문제라면… 가좌역에서 용산역까지 직선거리 6km 구간을 지하화하는 것이었다.

다른 전철은 수십 km 도 지하로 뚫는데 이정도 구간이야 쉬워보였고, 사람들은 빠른 개통을 낙관했다. 

그때는 그랬다.


그게 약 22년만에 개통 완료된 것이다.


효창공원앞역을 개통으로 경의선 전철 전체 완공 개통이.. 

행신지구 입주 때인 94년부터 22년 걸린 것이다.

(추가로 개통 예정역이 있지만 공사 초반 기획된 것이 아닌 것은 패스~)


사전조사는 1990년부터 시작했으니, 조사부터 완공까지는 26년이 걸린 것이다.


26년…


강산이 2번 바뀌고도 남는 시간…. 태어난 아기가 청년이 되는 시간…

20년 전 나는 꿈을 꿨다. 경의선 기차가 전철로 바뀌는 꿈을 꿨다.

그러면 내가 산 경의선 근처 아파트가 상승할 거라고 순진한 꿈을 꿨다.

그리고 20년이 훨씬 넘게 흐른 뒤 이제 그 꿈이 이루어졌다.

꿈이 완성되었지만… 내가 원하는 목적지는 아닌 것 같다.


26년간 꿈꾸던 수많은 사람이 돌아가셨다.

소원이던 경의선 개통을 못 보고 돌아가신 것이다.

명 짧으면 개통 못 본다.

경의선 개통만 믿고 경의선 역 앞의 나름 노른자 땅을 사신분들, 

그 땅에 건물 올리신 분들은 많이 요단강을 건너셨다.

개통이 늦어지자 무리해서 투자했던 많은 땅주인이 자금압박에 시달렸고, 

건물을 올린 분들은 건물 전체의 공실로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다.


역사는 그렇게 반복되고..

사람들은 실패 사례를 공부하지 않는다.


미래를 예측하지 마시라… 당신의 예측이 당신의 목을 조일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신에 도전하는 것이다.

당신이 신과 싸워 이길거라 생각하나?

당신의 신의 능력을 예측하려 하나?

당신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보는가?

박수무당인가? 작두타셨나?


신에 대한 도전은 충분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

미래는 당신의 것이 아니다. 신의 것이다.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심지어 투자자들도 가장 많이 하는 실수.


미래를 예측하려 든다.

투자의 초점은 미래가 아니라 항상 지금 두 발 디디고 있는 현재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야 한다.


전철 개통은 큰 이슈다.

부동산으로 말하면 호재, 호재 중에서도 부동산에서 가장 큰 대형 호재로 인식된다.

하지만 실전 현장은 그렇지가 않다. 필드는 그렇지가 않다.

호재가 벌써 필드에 선반영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호재에도 가장 중요한 투자 개념을 넣어야 한다…


시간


투자에는 항상 시간이 관건이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리나?

똑 같은 수익이 나도 2년 뒤에 난 것과 22년 뒤에 난 것 어느 것이 수익률이 높은가?

그 22녀 동안 하나의 호재만 바라보는 사람들 많이 보았다.

그들은 말한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된다고…

그들이 놓친 것은 ‘기회비용’ 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22년 인생’ 이지 않을까?


호재를 믿지 마시라.

호재는 덤이다. 계산에 넣지 마시라.

되면 좋고, 안돼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초보들은 호재에 항상 현혹된다.

왜냐하면 호재는 항상 그럴 듯해 보이거든.

아직도 호재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순진한 건지… 미련한 건지…


최근 분양 시장이 과열이다.

아주 머~언 미래의 일을 지금 당장 일어나는 일처럼 포장한다.

포장의 고수들…

그러한 모델하우스 포장에 현혹돼서, 경기도 북부 외진 곳에 최근 비싼 분양가에도 완판 행진을 한다. 

물론 대형 호재도 함께 한다. 호재가 없으면 섭섭하다. 헛된 희망들.


*** 선 역세권, 개통역 바로 앞 (언제 개통되는데?)

*** 선은 지하로 40km 가량을 뚫는데 몇 조가 들 것이며?

약 3조 2000억이라는데 대부분 더 드는 게 관례다… 3조란다.. ㅋㅋ

내가 아는 바로는 *** 선은 전철 관계자들조차 회의적인 반응이고, 아무런 논의조차 진행되는 게 없다고 한다…

또, 경기도 남부 외진 곳도 며질 전 모델하우스 앞에 장사진을 치고… 몇만명씩 모여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보였다. 여기서도 역시 호재는 성령으로 충만하다.


시장이 서서히 광기로 가득 차고 있다. 돈 벌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이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서서히 투자가 아니라 투기판이 되어가고 있다.

허허벌판에 학교, 쇼핑센터 들어온다고 포재 믿고.. 제발 아파트 분양받지 말자~


그러면… 언론에서는 왜 호재를 이야기할까?

아~주~ 머~언~ 미래 호재 이야기를 왜 할까?


왜?


왜?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수업시간에 많이 얘기해 드렸지만..

영화 ‘내부자들’을 몇 번 반복해서 보시면 알 수 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대기업, 언론, 정치인, 등장인물… 그리고 시나리오.. 그리고…..


호재를 말하는 언론에는 항상 XX 가 있다는 것…

그럼 OO 는 누굴까?

모델하우스 줄 서서 ㄷ 자 씽크대 보면서 침 흘리는 순진한 토끼들이 이 게임의 OO 이지 않을까?

아직도 이 자본주의 세상 게임의 법칙을 모르시는 순진한 분들이 많다.


미래를 예측해서 투자하지 말기 바란다.

오랫동안 투자해 보면 안다.

미래를 예측하고… 미래의 호재를 보고… 덤비는 투자가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전쟁 포로 이야기를 해볼까?

베트남 전쟁에서 포로로 잡힌 미군들 중에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이었을까?


1. 곧 풀려날 것이라고 긍정적 생각을 한 사람.

2. 포로로 평생 못 풀려 날 거라고 부정적인 생각을 한 사람.

3. 희망도 절망도 과신하지 않은 사람.


정답은 3번.

2번 너무 부정적인 사람은 버티질 못하였고, 1번 긍정적인 사람도 자신이 정한 기준.. 

예를 들면 ‘올 크리스마스에 풀려날 것이다.’ 생각했다면…

그 기간이 지나면 정신적으로 무너졌다.


3번처럼 극단적이지 않고, 재미도 없지만, 꾸준히 하루하루 생활하며 주어진 환경에 적응한 미군포로들이 

주로 살아남아서 본국으로 돌아왔다.


우리 투자도 마찬가지다. 16년간 숱하게 보아 온 무모한 투자의 대부분이 미래에 대해 

너무 긍정적으로 생각한 사람들의 결과다.


미래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금물이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대응하는 것일 뿐이다.


오늘의 결론.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은 현재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미래는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당신 손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현재를 충실히 산다면 미래는 당신이 바꿔 가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도 당신이 바꿀 수 있다.

호재에 현혹되지 말고… 미래를 예측하지 말고…


Stay Hungry , Stay Foo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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