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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이메일로 보통 10여 통 지인, 수강생들의 내 집 마련 상담을 받는다.
상담을 하다보면 답답한 부분이 있는데, 일반인들이 가장 쉽게 실수하는 부분이 있다.
자기가 관심있어 하는 지역이 어떤 지역인지 객관적으로 잘 모른다는 것이다.
겉모습만 보고, 껍데기만 보고 판단한다.



'역세권 대단지예요.'
'24평형이에요.'

네 그러시군요, 그 지역이 어떤 지역인가요?

'네? 영등포구인데요.'

그럼 영등포구가 어떤 지역인가요?

'네? 무슨 말씀하시는 거죠?'

영등포구는 대부분이 공업지역입니다.
전 영등포구에서 10년 넘게 살았습니다.
사전 조사할 때 지도만 보지 마시고, 지적편집도를 같이 보세요.

'그게 뭔가요?'




지적편집도란 무엇일까. 지적도를 편집해서 필요한 내용만 구별되게 표시한 것이다.
다음 지도에서 영등포구 항공사진을 보면 위 사진과 같이 나온다.
각 위치별 거리, 도로, 방향만 알 수 있다. 하지만 지적편집도를 보면 색깔별로 그 땅의 주된 쓰임새가 나온다.
공업지역은 파란색, 상업지역은 붉은색, 주거지역은 노란색, 녹지지역은 연두색.. 등등 표시된다.


이 지적편집도를 통해서 관심지역의 빅 픽처를 그릴 수 있다. 나무를 보기 전에 산을 보아야 하고,
그전에 산맥을 보아야 한다. 큰 그림을 그리기 전에 큰 바운더리를 알아야 한다.
어디까지가 동일 성격 지역의 끝이고 내가 봐야 할 동일 지역 경계의 끝은 어딘지.
그걸 파악하면 자신의 끝이 어딘지도 알게 된다.


지적편집도를 보면 용도지역별로 크게 구분되어 있어, 관심지역의 큰 덩어리 성격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최근 영등포 지역 내 집 마련 질문이 많이 들어오는데, 영등포 지역은 대부분 공장지대로
공업지역이다. 철공소도 많고 작은 공장들도 혼재되어 있다. 이런 기본 사항도 모르고 여의도 직장 출퇴근이
편하다는 이유로 영등포 지역에 집을 구하려는 분들이 많다. 
어떤 지역 지적편집도를 보면 그 지역의 큰 덩어리, 성격, 정체성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게 시작이다. 
물론 사전 조사시 알게 된 이런 큰 덩어리를, 현장조사 가서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


결국은 입지의 가치를 이해하려면 지도를 반복적, 습관적으로 봐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아직도 지도를 보지 않고 심지어 종이로 된 지도, 지도책도 없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부동산은 지도를 펴고 시작하고 지도를 닫고 끝난다.


그 지역의 입지도 파악하지 않은 채 호재를 이야기하고, 공급을 이야기하고, 데이터를 이야기하고,
엑셀을 이야기하며, 수익률을 이야기한다. 나도 초보 때 그랬었다.

지도 보면서 그 지역이 인접 지역과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지, 도로는 인접 지역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파악해야 한다.

큰 그림을 그리려면 큰 그림을 계속 봐야 한다. 운전을 잘하는 사람은 지리를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초행길이라도 미리 지도를 숙지하고 운전하는 사람은 운전 중 덜 당황한다.
네비게이션만 믿고 초행길 운전하는 사람은 어떨까? 안봐도 비디오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나뿐만 아니라 부동산을 40년 넘게 투자하신 분도 지도를 펴고 
지역을 파악하기 시작하시더라.
나는 지금도 지도를 볼 때마다 꼭 한 가지는 배운다. 
20년 넘게 다니던 길이 곡선인 줄 알았는데 직선인 걸 지도에서 발견했을 때,
또, A 지역과 C 지역을 각각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날 지도를 보며 
두 지역이 도로 하나 사이두고 붙어 있다는 걸 알았을 때..뒤통수를 얻어맞는다. 

이 외도 수도 없는 깨달음을 매일매일 지도를 보며 얻고 있다. 투자 시작한 지 17년인데 아직도 지도 보며 퍼즐
맞추기 게임하고 있다. 서울, 수도권 큰 퍼즐은 맞춰진 거 같은데, 작은 퍼즐들은 아직도 맞추고 있다.

지적편집도 외에 다양한 지도가 있다. 서울 둘레길 지도, 한강 자전거 지도, 관광 지도, 공원 지도 등등..

모든 지도는 목적이 있다.


지도별 각자 자기 목적에 맞게 중요사항을 지도 위에 표시했다. 
칼라와 아이콘으로 어떠한 가치를 지도에 표시하라.

그러면 지도가 살아 숨쉬게 된다. 그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보물섬 지도가 된다.
부동산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지적편집도는 교과서다. 기본이 되는 교과서를 필히 읽고, 이해하고,
지도의 칼라가 의미하는 행간 속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그러면 어디가 중요한지, 어디가 덜 중요한지 가치 차이를 알게 된다.


지도, 지적편집도 없이 부동산 여행을 떠나지 마라!

당신은 곧 길을 잃고, 정신도 잃을 것이다.


지도 밖 해외로 많이 행군했으면, 이제 국내 지도 안으로 들어오라!
거기에 당신이 원하는 부동산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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